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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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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2012. 1. 다섯 살. 말 수가 늘면서 뭐랄까 귀염이 덜해진 느낌이다. 흐뭇이 바라보는 나에게 “엄마 다시 부엌으로 가세요” 라거나 목욕이 끝날 무렵 “엄마 이제 나가 있어요” 식으로 엄마 떼어내기도 부쩍 늘었다. 밤 10시면 까무룩 잠들던게 11시가 훌쩍 넘어서까지 쌩쌩하다. 난 자고 싶은데 지는 놀고 싶으니 밤마다 티격태격 한바탕이다. 아기 티 벗는 모습이 반갑기도 한데 한편 허전하다. 정말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본체만체 할 날이 머지않은걸까.
사진과 드로잉: 평행선 사진은, 성찰을 드로잉하는 순간적인 행위이다. 1992. 4. 27. 앙리 까르띠에브레송
Christmas 2011 2011. 12. 24. Mery Christmas 아무런 기다림도 설렘도 없는 이번 성탄 휴일에 오늘의 평온한 아침이 축복만 같다. 창밖이 온통 하얘 기분이 들뜬 탓도 있지만, 얼른 뛰어나가 풍경 사진에 집중하고 싶단 생각도 들지만, 소싯적 로맨틱한 날이라고 기뻐한 12. 24일의 아무렇지 않은 32살의 아침을 짧게나마 적고 싶어 졌다. 행복을 자주 언급하는 게 유치해 보인다는 건 알지만 이 기분은 정말이지 '행복'인 것 같다. 거실에 울리는 비틀즈의 헤이 주드와 우유 한 잔 밤식빵과 제법 쌀쌀한 거실 공기, 한 움큼 흰 눈모자를 뒤집어쓴 단지 내 자동차들, 저쪽 방에서 책을 읽는 당신까지 ...
당신 종종 즐겨먹던 사골국이 먹고 싶어 아빠에게 전화를 하고야 말았다. 결혼해 아들까지 둔 내가, 마치 수험생이나 된 듯이 아빠 족탕이 먹고 싶어요. 라고 했다. 끓이는 데만 족히 하루는 걸리는 번거로운 작업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다. 직접 두 팔 걷어 해낼 엄두는 나지 않았다. 하루 종일 핏물을 빼고도 한번 빠르게 끓여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다시 고아내는 긴긴 여정. 정성스런 마음이 바탕이 돼야 깔끔하고 깊은 맛으로 완성되는될 거다. 천성이 깔끔한 아빠표 국은 그래서 언제나 최고였다. 아빠는 손수 간장양념장을 만들고 국과 밥도 수북이 퍼 나를 식탁에 앉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내 두 발바닥을 쓱쓱 주무르고 계셨다. 밥 먹는 서른 넘은 딸의 발을. 아빠와는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이 된 뒤로 급격히 ..
다행이다 2011. 11 다행이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까무룩 잠들어주어 다행이다. 기운 없는 중에도 여전히 폴리 노래 신나게 따라 불러줘 다행이다. 아직은 꼭 안고 몇 걸음 걸을 수 있을 만큼 작아서 다행이다. 6일째 열이 났지만 고열은 피해 다행이다. 설사와 구토 증세가 금세 사라져 다행이다. 장염과 폐렴으로 번지진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 다행이다. 행여 심각한 상태로 오래 머물며 아프진 않을까 걱정한 마음이,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라고 혼자서 여러 차례 되뇌었다.
Tonight 이밤처럼 고요하고 한가한 매일을 맞고싶다. 아마 마흔쯤 아니 마흔 다섯 쯤 되면.. 아니 쉰 살쯤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 거기서 딱 삼십 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야지. 계속 환희 웃어야지.
2011. 8.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사랑하는 둘.
도로 여름 2011. TH-dong 사랑에 빠졌어... 누구와든. 가을은 사랑을 부르는. 낭만적인 계절이다. 첫사랑이 가을 무렵 찾아와서일까. 기억은 가물하지만, 가을 기운이 돈다하면 먼저 설레고 본다. 가을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이 8월 끝자락에 살랑 살랑 불어 온 마음을 헤집더니 도로 여름이 온 모양이다. 특히 오늘은, 회색 구름이 하늘을 덮어 어둠이 급하게 깔렸다. 강훈 오빠의 첫 개인전 '눈에 밟히다' 오픈식이 천장이 뻥 뚫린 류가헌에서 곧, 시작될텐데...